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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행동 대 행동'으로 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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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행동 대 행동'으로 가려면

입력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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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가 어제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됐다. 북핵 해결 원칙과 방향을 담은 ‘9ㆍ19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지난한 과정의 출발이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일정 때문에 3일간 열리는 데다 참가국 대표들도 적극적 입장 개진보다는 탐색전에 치중하는 인상이어서 다소 느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이번 회의의 중요성이 덜한 것은 결코 아니다. 북핵 폐기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의 방법과 순서를 맞춰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이번 회의는 이 힘든 협상의 첫 단추를 꿴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공동성명 채택 후 경수로 제공 시기를 둘러싼 북미간의 견해차를 틈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회의론을 불식하고 ‘공약 대 공약’을 ‘행동 대 행동’으로 실천해갈 추동력을 재충전하는 것이 급선무다.

참가국들은 진지한 의지와 인내심을 갖고 회의에 임해야 하며 작은 신뢰의 싹이라도 키워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5차 6자회담을 11월 초 열기로 한 약속이 지켜진 것은 이런 점에서 고무적이다. 우리측 송민순 수석대표는 회의에 임하면서 “회담은 행동과 신뢰가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적절한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고 신뢰를 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다시 지칭한 것은 유감스럽다.

당장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공동성명 이행 의지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인권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자유지만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도 부시 대통령의 한 마디에 과민반응해서 회의분위기를 경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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