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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김정일을 다시 '폭군' 지칭…美 강경파 입김 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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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김정일을 다시 '폭군' 지칭…美 강경파 입김 세지나

입력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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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다시 ‘폭군(tyrant)’으로 지칭, 북한의 반발 여부와 9일 시작하는 제5차 북 핵 6자 회담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6일 브라질 차세대 기업 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식 민주주의를 추켜 올리면서 “일본은 북한의 폭군에 대처하는 데 있어 미국의 절친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지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2차 대전에 참전, 일본군과 싸웠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현재 자신의 친구이고 이는 일본이 일본식 민주주의를 확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부시 대통령은 4월 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으로 비난했고 북한은 부시 대통령을 ‘불 망나니’라고 부르며 맞받아쳤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7월 북 핵 6자 회담에 복귀한 이후에는 자극적 발언을 자제했다.

부시 대통령의 ‘폭군’발언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5차 6자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을 폭군으로 보는 것은 부시 대통령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인 것 같다”면서 “그런 생각이 이런 저런 계기를 통해 드러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4차 베이징 6자 회담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된 이후 미 협상단이 한국, 중국 등에 밀려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미 강경파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6자 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ㆍ태담당 차관보가 북한의 초청에도 불구, 결국 방북을 포기한 것도 이 같은 강경파의 견제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와 관련 미측은 5차 6자회담에서 내놓을 새 카드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5차 6자회담은 공동성명 이행 순서 및 일정 등에 대한 각국의 입장 표명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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