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진영에 대한 정치권의 ‘러브 콜’이 뜨겁다. 10ㆍ26 재선거 후 가시화하고 있는 정치권의 재편 움직임과 맞물려서다.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가칭)의 수뇌부가 참석,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차기대권후보 ‘빅3’와 함께 안상수 인천시장이 참석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 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모습도 보였다. 정치권 외곽 단체의 출범식에 정당 지도부가 이렇듯 대거 몰린 것은 이례적이다. 뉴라이트 세력의 잠재력을 정치권이 비중 있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지난달 19일 또 다른 뉴라이트 연합단체인 ‘뉴라이트 네트워크’ 주최 행사에 참석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뉴라이트 진영 방문이며,이 시장은 처음이다. 손 지사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와 70년대 초ㆍ중반 청계천에서 빈민운동을 함께 한 인연을 갖고 있다.
뉴라이트 연합은 창립 선언문에서 “지난 60년간 이룬 성과를 좌파에게 강탈 당하고 우파의 유산을 부끄러워할 수는 없다”며 “우파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하고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빅3는 한결같이 뉴라이트와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뉴라이트와 한나라당은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며 “(양자는) 공동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실히 지켜낸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으며, 작은 차이는 조언하고 포용해 선진한국을 만드는 큰 길을 함께 가자”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전세계 어딜 가도 잘 살아보겠다는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만 이념논쟁을 계속하고 있다”며 “산업화에서 보수가 실수한 점도 있지만, 역사는 버리는 게 아니고 고치고 배워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사회혁명을 꿈꾸며 사회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좌우간 이념대립, 사회 계층간, 지역간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뉴라이트가 중도개혁 노선을 표방한다면 민주당도 함께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으로선 새 피 수혈로 수구 보수의 이미지를 타개해야 할 절박감이 있고, 대권주자들 입장에서도 세력과 명분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뉴라이트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중도 보수 성향인 민주당과 국민중심당도 외연 확대를 위해선 뉴라이트와 관계를 맺어두겠다는 태도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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