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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기 성찰없는 정치권 이합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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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기 성찰없는 정치권 이합집산

입력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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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흩어지고 모이기 식의 변동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민주당을 깨고 나온 열린우리당이 이제 와서 민주당과의 재통합을 시도하는 소리를 내는가 하면 충청권에 기반을 둔 국민중심당에 자민련이 간판을 내리고 합류한다는 소식도 나온다.

또 어제는 ‘뉴 라이트 전국연합’이 창립대회를 갖는 등 보수 진영의 전열정비가 잇달아 가시화하고 한나라당은 이들과 연대를 꾀하는 중이다.

이런 움직임들이 끊임 없는 자기 점검과 발전을 위한 정당한 노력이라면 바람직 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자기들 편의대로 벌여 온 이합집산을 신물 나게 겪고 보아 온 국민 입장에서 이를 곧이 곧 대로 볼 사람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 보내는 추파가 건전해 보이지 않는다. 2년 전 분당 당시 민주당을 반개혁적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던 명분을 슬그머니 접고 오로지 바닥 난 인기를 만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몰염치가 거슬린다.

재ㆍ보선의 연이은 참패에서 실증된 정치실패를 자기 혁신이 아니라 고작 호남지역과의 연합으로 넘어보려는 얄팍한 시도가 읽힌다.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의 통합 역시 지역주의 정치의 짧은 이득에 기대 연명하려는 술책이 아니라고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또 한나라당은 보수 진영의 개혁적 기류에 손쉽게 편승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올바르고 떳떳하다.

이 모든 현상은 바로 국민에게 중심을 갖고 다가가는 정치세력의 부재를 말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국민과 유리된 채 지리멸렬 상태를 벗지 못하는 집권세력의 불안정이 자리잡고 있다. 기회주의적 변신에만 능한 정당들이 난무하는 정치가 민의를 온전히 담을 수 없다. 국민의 냉철한 눈이 이를 걸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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