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부산 APEC은 성공돼야 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부산 APEC은 성공돼야 한다

입력
2005.11.07 00:00
0 0

최근 한 대학에서 실시한 수시모집 면접에서 학생들이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해 중국산 김치 분쟁 다음으로 많이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언급했는데 APEC의 목표를 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뒤 전교조의 APEC 교육 내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두 사안의 공통점은 APEC이 추구하는 목표와 부산에서 개최될 ‘단군 이래 최대 외교행사’를 통하여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한 지식이나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APEC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아ㆍ태 지역의 경제협력 증진을 추구하는 협력체이며, 따라서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매우 긴요한 경제 공동체이다.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각료회의 차원에서 출범한 APEC은 93년 미국 시애틀 회의부터 정상회의로 격상되면서 역할이 증대했고, 이후 지역경제와 세계경제의 발전에 기여해오고 있다.

●대입 면접 학생들 제대로 몰라

APEC은 핵심 목표인 ‘무역ㆍ투자자유화’와 ‘경제ㆍ기술협력’을 달성하기 위해 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를 자유화한다’는 ‘보고르 목표’를 설정했다. 부산 APEC 정상회의는 보고르 목표의 중간평가가 있을 계획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APEC은 자유무역협정(FTA)과는 달리 회원국의 자발적 의사에 기초하여 협력을 추구하며 결정사항에 대해 구속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수출입절차의 간소화ㆍ신속화를 추구하는 무역원활화 분야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국익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초기에는 경제적 이슈만 다뤘으나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비경제 분야도 논의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이번 부산 회의에서는 테러방지, 조류 인플루엔자(AI), 부패방지 등의 비경제 이슈가 깊이 논의될 예정이다.

테러와 치명적 전염병의 예방, 일명 ‘인간 안보’를 위한 협력은 어느 특정국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회원국 더 나아가 인류를 위한 것이므로 공동 노력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늘날의 국제 행사는 비즈니스에 가깝다. 부산 APEC의 성공은 우리나라와 개최지인 부산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이는 한국산 제품의 수출 증가와 외국인투자확대, 관광객 유치 급증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국가브랜드는 무역의 밑거름이 되는 주요 ‘통상 인프라’이다.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고위 관료들,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하는 세계적인 기업인들 그리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긍정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심어줄 경우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치는 크게 높아진다. 그 결과 우리 제품과 투자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회의는 우리 상품과 서비스에 우리 문화를 실어 나를 기회이기도 하다. 정보기술(IT) 강국, ‘다이내믹 코리아’, 동북아 물류중심도시 등의 이미지를 세계에 깊이 각인시킬 수 있다면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값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이유이다.

●선진 통상국가로 가는 지름길

APEC 정상회의는 일회성의 국제 행사가 아니다. 내년에 베트남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최될 것이다. ‘2002 한ㆍ일 월드컵’의 성공은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국가적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하나로 어우러진 부산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선진 통상국가의 실현이 앞당겨 지기를 기대한다.

손기윤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