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이 2008년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 일정을 조기 공개하면서 일찌감치 정권 탈환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4일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베이징(北京) 하계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2008년 8월25~28일 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일정을 조기에 가시화함으로써 당 내부의 결속력과 긴장도를 높이고 최악의 위기 상황에 빠져 있는 공화당의 약점을 활용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딘 위원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ㆍ뉴욕)에 대해 “나보다 더 훌륭하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전당대회 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리크 게이트’와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 2,000명 돌파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은 전당대회 일정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대조적이다.
공화당의 관계자는 5일 “전당대회 일정을 잡는 것은 그들의 고유권한이지만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면서 “우리는 내년이나 돼야 일정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8월말 전당대회는 존 케리 상원의원을 후보로 지명했던 지난해 7월말 전대에 비하면 한달 정도 늦춰 잡은 것이다. 미 대통령 후보는 일단 지명되고 나면 개인적 선거자금 모금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지명을 늦춘 것은 모금 시기를 그만큼 늘리겠다는 뜻이다.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은 8월말~9월초에 전당대회를 치름으로써 당시 민주당에 비해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선거자금을 더 긁어 모을 수가 있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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