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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발표만 믿고…" 김치업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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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발표만 믿고…" 김치업계 발동동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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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일부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됨에 따라 김치를 비롯한 한국 전통음식들이 세계시장에서 외면 받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가장 많은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일본에서 일부 한국산 김치와 고추장의 통관이 보류되는 등 대 일본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업체들은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김치 매장에는 평소 손님의 80~90%를 차지하던 일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판매원 최모(51ㆍ여)씨는 “아예 일본인 관광객들이 김치 매장에는 들르지도 않는다”면서 “한국 사람들도 우리가 만든 김치를 믿지 못하는데 일본인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4일 한국의 7개 업체가 생산한 김치와 고추장, 불고기양념의 통관을 전면 보류하고 전수검사를 실시하라고 각 검역소에 지시했다. 통관 보류된 7개 업체는 두산, 동원F&B, 풀무원, CJ, 해찬들 등 중국 정부가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업체들이다. 일본 후생성은 또 이들 업체가 중국 수출 실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실확인증명서를 발송해 달라고 농림부에 요청해왔다.

해당 업체들은 일본이 검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식품 종가집김치 관계자는 “전수 검사의 경우 최소 1주일은 걸리는데, 통관이 보류된 김치들은 모두 폐기해야 할 형편”이라면서 “설령 우리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일본이 요구하는 수준의 검사는 우리 같은 대형 업체들이 계속 해오던 일이었는데, 그 동안 쌓아온 신뢰마저 모두 잃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일본에 본격적으로 김치를 수출할 예정인 CJ도 위생검사를 더 강화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사결과 기생충 알이 검출되지 않은 제품들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통관을 보류하고 전수검사에 들어간 데 대해 불만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 정부의 공신력 있는 증명을 요구하는데, 결국 식약청의 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 아니냐”며 “이럴 바엔 조사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농림부는 7일 정부과천정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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