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총상금 7,000여만원을 수여하는 국제지휘콩쿠르를 신설, 전세계 음악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원시는 올해 제1회 국제지휘콩쿠르를 이달 말 개최키로 하고 1등 상금 3만달러(3,000만원)을 내걸었다. 2등은 2만달러, 3등은 1만달러이며 특별상 등을 다 합해도 상금은 7만달러를 넘지 않는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이 같은 공고가 나가자 마자 수원시에는 “수원시가 어디 있는 도시냐. 어떻게 참가해야 하냐”를 묻는 이메일이 유럽, 북중미 등지에서 쇄도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음악대학원 작곡과에 재학중인 송기영(29)씨는 “보통 지휘콩쿠르 상금은 최고 권위대회가 2만달러 안팎인데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한국의 한 소도시가 상당액의 상금을 내걸어 화제가 됐다”면서 “젊고 유능한 지휘자들이 수원시에 관한 자료를 얻으려고 한국 유학생들을 찾아 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참가자?Ю?35세미만으로 한정했는데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33개국에서 134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이 정도 신청규모는 2003년 일본 민온콩쿠르 참가자를 넘어서는 것이며 유럽의 전통 대회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음악도들이 참가하리라고는 예상도 못했다”면서 “7만달러가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지자체들이 수십억원씩 들여 홍보하는 마당에 이 정도의 비용을 들여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인다면 대단한 효과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콩쿠르는 상금보다는 역사와 전통을 우선시 한다”면서 “수원시가 고액 상금만으로 대회 성공을 자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원시는 그러나 “이웃 일본이 이 대회를 의식, 1등 상금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화성을 보유한 수원시를 홍보하는데 이미 큰 효과를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서류심사를 거쳐 엄선된 8개국 15명이 11월19∼27일 1,2차예선과 본선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