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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이정은 모녀 공동전 '얼굴도 그림도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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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이정은 모녀 공동전 '얼굴도 그림도 닮았네'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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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녀는 예술의 길을 함께 가는 친구이자 삶의 울타리입니다.”

야생화를 손수 키우면서 주로 꽃을 주제로 개인전을 17번 연 전업 작가 노숙자(62ㆍ왼쪽)씨와 서울예고 및 서울대 미대 28년 후배인 그의 딸 이정은(34ㆍ오른쪽)씨.

똑같이 동양화를 전공해 같은 길을 걸어온 어머니와 딸이 가을을 맞아 ‘모녀 미술전시회’를 연다. 16일~22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트 사이드(02-725-1020) 1, 2층에는 노씨, 3층에는 이씨의 작품이 전시된다.

노씨의 작품은 들판에 말없이 피어있는 들꽃의 따뜻함이 가득하다. 메밀꽃밭과 강렬한 색감의 양귀비꽃 군락 등 갖가지 꽃을 화려한 채색화로 표현했다. 도심에 꽃밭을 옮겨놓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산수화를 그렸는데 주부가 되고 나서 자연을 관찰할 시간이 없어졌어요. 결국 내 울타리 안에서 그릴 수 있는 소재를 찾다 보니 꽃에 빠지게 됐지요. 특히 무리 지어 피어있는 들꽃을 화면에 가득 담는 것이 무척 즐겁습니다.”

그는 딸의 작품 세계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어찌 닮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이 3번째 개인전인 이씨는 베란다에서 키우는 잉꼬, 아이들의 장난감, 산행길의 추억이 담긴 열매와 나뭇가지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들을 정겹게 표현했다. “어릴 적 서울 갈현동 주택에서 어머니는 들꽃 150종류를 키우시며 그림을 그리셨어요.

2남 1녀를 키우는 바쁜 생활에도 그림을 놓지 않고 섬세하고 차분하게 그리는 태도를 물려받은 게 자랑스럽습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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