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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여성 후원가족맺기 성황/ "한국인 친정엄마… 이제 너무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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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결혼여성 후원가족맺기 성황/ "한국인 친정엄마… 이제 너무 든든해요"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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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친정엄마가 생겨 너무 든든해요.”

6일 오전 11시 이화여대 학생회관 강당. 사회자의 호명으로 무대 중앙에 나온 태국인 부자콘(28ㆍ여)씨가 한국인 윤안나(50ㆍ여)씨의 품에 꼭 안겼다. ‘친정엄마’라는 한국말의 짠한 울림을 아는 걸까. “이제 한국에선 이 분이 친정엄마”라는 사회자의 말에 부자콘씨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윤씨도 “오래 전 잃어버린 딸을 만난 것 같다”며 “앞으로 우리 딸한테 잘 못하면 진짜 사위 혼내듯 매섭게 혼내줄 것”이라고 부자콘씨의 남편(한국인)에게 농을 건넸다.

한국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에게 ‘친정’을 만들어주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최근 농촌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여성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마련한 ‘하하 호호 우리는 한 가족, 외국인 며느리 사랑해요!’ 행사. 대전, 충북 옥천군, 전남 나주시와 목포시 등 4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국제결혼가족 20가구와 이들의 한국 생활을 도와줄 후원가족 20가구가 이 행사를 통해 한가족이 됐다.

행사는 시종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몸을 부대끼는 다양한 게임을 통해 어색함을 털어버린 참가자들은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함께 웃고 박수치며 친밀감을 다졌다. 옥천군 한국어학당의 외국인주부 12명으로 구성된 풍물패가 신명 한마당을 펼칠 때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다른 피부색으로 말 한마디 안 통하는 곳에 살면서 쌓인 설움과 외로움이 북받쳤는지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태국인 부파(34)씨는 “새 가족을 만나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힘들게 살아온 지난 2년이 자꾸 떠오른다”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남편들도 ‘처가’가 생겨 든든한 눈치였다. 6년 전 과테말라에서 온 에리카(31)씨가 “그 동안 한국음식이 좀 서툴었는데 이제 친정엄마께 많이 배울 생각”이라며 최미란(45)씨의 손을 잡자 곁에 선 남편은 “이제 완벽한 한국 며느리가 되는 거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여성부 양승주 가족정책국장은 “이번 행사가 변화된 가족의 모습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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