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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걸로 만족 못해! 직접 뛰는 '여성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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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걸로 만족 못해! 직접 뛰는 '여성야구단'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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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3시 광주 동구 서석초등학교 운동장. ‘깡’하는 경쾌한 배팅 소리와 동시에 유격수 조혜미(28)씨가 공을 좇아 뛰기 시작했다. 두어 번 땅을 튕기며 뻗어가던 공은 눈 깜짝할 새 조씨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나이스 캐치!”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 13명은 모두 ‘여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5월 광주 지역에서 결성된 여자 야구팀 ‘스윙’팀 소속 선수들로, 팀은 최근 2년 동안 전국에서 창단된 10여 개의 여자 야구팀 중 가장 최근에 생긴 신생팀이다. 주장 조씨는 “‘여자들이 무슨 야구야?’라는 소리가 가장 듣기 싫었다”며 “야구를 남자들만 하란 법이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팀은 야구를 좋아하는 광주 지역의 여성들이 만든 인터넷 카페 모임에서 출발해 지난 5월 보고 즐기는’ 야구에서 ‘직접 던지고 치는’ 야구가 하고 싶어 운동장으로 뛰쳐나왔다.

처음엔 자체 훈련만 해오다 지난 7월 이경훈(41ㆍ나주대 야구단 부장) 감독과 인연을 맺으면서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달 2~3일에는 화순 도곡 온천 내 도곡 야구장에 열린 ‘제3회 전국여자야구대회’에 처녀 출전했다. 이 감독은 “비록 5개 팀 중 2패로 꼴찌를 했지만 공식 경기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선수들이 크게 만족했다”고 말했다.

팀 선수들은 18세 고교생부터 38세의 가정부까지 다양하다. 배트와 글러브를 팀에 들어와 처음 만져본 사람이 있을 만큼 ‘왕초보’가 대부분이나 실력은 만만치 않다. 에이스인 김여름(23ㆍ전남 나주 동신대 4년) 선수는 최고 시속 100km를 넘는 강속구와 다양한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특급 투수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지만 야구가 좋아 내년에 창단하는 나주대 여자야구단에 입단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송옥선(28)씨와 직장인 송진여(26)씨는 각각 1번과 4번 타자로 뛰어난 타격 감각과 수비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매주 화, 목요일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연습하고 있다. 변변한 연습 구장도 없고, 경비도 회원들이 조금씩 낸 회비로 충당하고 있지만 포부만큼은 크다. 조씨는 “더욱 연습에 전념해 국가대표로도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여자 야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지만 갈수록 팀원들의 실력이 향상돼 기대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스윙은 이달 말 공식 창단식을 갖고 내년 3월 부산에서 열릴 춘계 전국여자야구대회에 광주 대표로 참가한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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