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정액 제공자를 ‘유전적 아버지’로 둔 15세의 한 소년이 온라인상의 유전자(DNA) 검사 서비스를 이용,‘생부(生父)찾기’에 나섰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소년의 생부 찾기 노력이 성공할 경우 법률로 정한 기부자의 신원 비공개 원칙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
소년은 DNA 검사 수법과 가계(家系) 기록 등을 이용해 익명의 기증자와 관련된 베일을 한 꺼풀씩 벗겨가면서‘유전적 아버지’를 찾고 있다. 그의 생부탐문 작업은 우선 면봉으로 뺨 안쪽을 문지른 뒤 이를 유리병에 넣어 289달러에 가계도를 찾아주는 미국의 DNA 서비스센터에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이 센터는 소년의 Y 염색체를 다른 남성들의 Y 염색체들이 보관돼 있는 데이터뱅크의 염색체들과 대조하는 작업을 벌여 서로 부합되는 것을 9개월 만에 찾아냈다.
소년은 DNA 서비스 센터로부터 2명 남성의 염색체가 자신의 것과 근사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이들의 Y 염색체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소년을 포함한 3명의 남성이 공통의 아버지, 조부, 또는 증조부를 둔 관계일 가능성이 50%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들 두 남성은 또 철자는 다르지만 비슷한 성(姓)을 갖고 있어 원래 한 가족이었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DNA 서비스센터는 “조만간 정액 기증자의 신원이 밝혀질 것”이라며 “소년의 어머니가 제공자의 출생일과 출생지, 교육정도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이를 확인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들은 정액 제공으로 태어난 어린이들이 일정한 연령이 돼 생부의 신원확인을 원하면 신원제공을 의무화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규제하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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