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걸음을 같이하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이 4일 열린우리당에 쓴 소리를 했다. “국민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다.
지관 스님은 이날 서울 조계사를 찾은 우리당 정세균 의장에게 “불교에는 ‘듣는 사람의 기준에 맞추라’는 말이 있다”며 “남의 마음을 모르고 뭘 하면 귀에 와 닿는 것이 간절하지 않고, 자기 생각에만 맞춰 산다면 하나가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높은 위치에서는 좀 낮추고, 낮은 위치는 끌어 올릴 수 있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가장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당에 젊은 분이 많고,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한번 구현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하시는데 지나치게 내지르면 국민의 보조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나서지도 말고, 너무 이상을 높이지 말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관 스님은 공존의 정신도 강조했다. 그는 “이타(利他)라는 것은 나와 남이 함께 하는 것”이라며 “자리이타(自利利他), 즉 나도 남도 이로운 공생공존의 정신을 가져야 복이 오고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정 의장은 “그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며 “지적해주신 것처럼 국민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 朴대표엔“黨利버려야”
한편, 지관 스님은 이날 정 의장이 방문한 지 한 시간쯤 지나 조계사를 찾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의회정치에서 정책을 놓고 국민을 위해 누가 더 봉사를 잘하냐고 싸우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그러나 당리당략을 갖고 자기 욕심을 위해 싸워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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