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경수 부장검사)는 4일 이성림 예총 회장이 수억원의 공금을 빼돌린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예총이 기부금을 받지 않았는데도 B건설업체에 1억원, Y씨에게 5,000만원 등 허위 영수증을 발급해 주고, 다른 기업들에서 받은 기부금을 영수증 처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회장과 사무총장 김모씨 등이 이 돈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 공사대금으로 쌍용건설에 지급했다가 부가가치세 환급금으로 받은 13억원의 일부를 이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또 이 회장 등이 기업에서 받은 기부금 수십억원의 30%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예총에서 받아 간 사실을 밝혀내고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자신들이 돈을 받지 않은 것처럼 처리한 점 등을 감안, 이 돈의 일부가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이 회장 등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으며 다음 주 중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예술인 단체는 면세 대상이어서 공사대금 부가세 및 기부금 등을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기부가 줄을 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예총의 모든 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개인 횡령이 이번 사건의 초점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예총 경리과장 박모(45ㆍ여)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2000년 6월부터 2002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1억8,200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박씨는 이 돈으로 외제 골프채와 스킨스쿠버 장비 등을 구입했으며, 가전제품을 장만하고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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