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속타는 손학규 경기지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속타는 손학규 경기지사

입력
2005.11.04 00:00
0 0

4일 오전 경기도 지사실.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는 손학규 경기지사의 목소리는 전에 없이 격앙돼 있었다. 이날 한 조간이 “손 지사가 한현규 경기개발원장을 통해 수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그 어느 누구를 통해서든 단돈 1원의 금품수수도 일체 없었다. 한 점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점’이란 말을 거듭 강조했다.

악재의 연속이다. 대권주자로서 손 지사의 지지율은 계속 바닥이다. 10%를 넘어 본 적이 없다. 한국일보의 최근 조사에서도 그는 0.8%의 지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구도는 ‘빅3’의 접전이 아닌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양강 대결로 굳어져가는 흐름이다.

때문에 손 지사의 서울시장 출마설, 경기지사 재출마설이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나돌았다.“대선 주자로서 자질은 좋은데 임팩트가 없다”는 식의 세평도 그를 괴롭힌다.

이런 상황에서 측근인 한 원장의 수뢰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손 지사 측근들은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청계천 복구 관련 수뢰로 구속됐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때도 검찰의 칼끝이 이명박 시장을 향했지만 결국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청계천 복원 사업이 대박을 터뜨리며 극적 효과를 더했다. 결국 손 지사 역시 마찬가지의 과정을 밟아 악재가 도리어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원장의 수뢰 파문은 양 전 부시장의 수뢰가 이 시장에 미친 충격파의 수준을 넘어 보인다. 그가 낮은 지지율에도 잠재력 있는 후보로 평가 받은 이유는 개혁성과 클린 이미지 때문이다. 본인은 무관하다 해도 측근의 뇌물 수수는 그 근본을 흔드는 격이다. 검찰수사를 통해 본인의 의혹이 풀리더라도 측근의 수뢰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손 지사에게는 지금 청계천 복원 같은 그럴듯한 카드가 없다. 측근들도 “일단 손 지사와 무관함을 계속 알려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했다. 손 지사가 한꺼번에 몰아 닥친 악재를 돌파해 나갈 수 있을지…정치권의 시선은 민감하기만 하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