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무산철광은 추정 매장량 30억톤, 가채 매장량 13억톤에 달하는 동양 최대 노천 철광이다. 이 일대 1,000미터 높이 산 전체가 광맥으로 이뤄져 있으며 철산봉의 경우 노천 채굴로 매년 15미터씩 낮아진다고 한다. 무산철광은 17세기 초부터 소규모로 채굴되다 일제 강점기인 1930년 대에 근대적 설비가 투입돼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여기서 채굴된 철광은 인근 청진제철소에서 처리되는데 지금은 김책시로 이름이 바뀐 청진시가 굴지의 공업도시로 발전한 것도 무산철광 때문이었다.
▦ 중국이 50년간의 무산철광 개발권을 따냈다는 보도다. 2일자 홍콩의 대공보는 중국 지린성의 퉁화철강그룹 등 3개 기업이 9,000억원을 무산철광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린성의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까지 5,000만 달러를 무산철광에 투자, 철광석을 수입해가고 있는데 대공보의 보도 내용이 이 부분을 포함한 것인지, 신규 투자인지는 확실치 않다.
우리 광업진흥공사도 그 동안 무산철광에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포스코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무산철광은 순도가 25~55%에 머물러 70%에 이르는 호주 철광석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 중국 기업들이 북한지역 광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광산 개발과 운반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전 지구적으로 원자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 기업들은 벌써부터 금, 은, 중석,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북한지역의 유용한 광물자원에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 기업들은 채산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일단 투자부터 해놓고 보는 식의 선점 전략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 지난 7월 제 10차 남북경협추진위회의에서 남측은 의복류, 신발, 비누 원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은 대신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의 광물을 제공키로 합의했다. 얼마 전 11차 경협추진위에서 북측이 6,000억원 상당의 신발 원자재 등을 요구한 것도 이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광물자원을 선점해버리면 쓸 만한 광물이 남한 몫으로 남아있을지 걱정이다. 중국 기업들은 인프라와 유통, 기초 생필품 제조업 등에도 대거 진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대거 북한 진출은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남북경협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북경협에 마냥 한가하게 임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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