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되자 시민들은 “이제는 무슨 김치를 먹으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문제 업체가 전체의 3.2%라는 점에는 그나마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회사 등 단체식당에서는 이번 발표에 따른 영향이 바로 나타났다. 서울 D상사에 다니는 박흥수(28)씨는 “어제만 해도 구내 식당에 ‘우리는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없어졌다. 오늘 점심시간엔 김치를 먹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여러 초등학교는 이날 기생충 알이 검출된 업체가 자기 학교 급식에 납품되는 김치 공급처는 아닌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서울 광진초등학교 윤석구 교장은 “김치 납품업체가 기생충 알 검출 제조업체 명단에 있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요즘 어린 학생들이 가뜩이나 김치를 먹지 않는데 이번 일로 더 멀리하지는 않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 보문시장에 있는 한 반찬가게 주인은 “손님들이 어떤 배추로 어떻게 김치를 담느냐고 자꾸 묻는 통에 오전부터 심기가 아주 불편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혼자 자취를 하는 고시생 정성일(29)씨는 “판매회사는 기억 못 하지만 매번 포장김치를 사다 먹었다. 김치뿐 아니라 파는 음식이 다 이런 것은 아니냐”고 걱정했다.
식생활안전시민운동본부 김용덕 대표는 “일본처럼 수입상들에 대한 등록제를 강화해 원산지 업체의 현장 조사 및 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뒷수습만 해서는 또 다른 식품 위생 파동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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