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이어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최대의 국제외교행사인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가 눈 앞에 다가왔다.
고위관리회의 등 공식 일정은 12일부터 시작하고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18, 19일 두 차례 정상회를 갖게 된다.
개최지인 부산은 마무리 준비로 부산하다. 부산으로서는 세계 속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허남식 부산시장을 만나 행사 준비상황과 기대효과, APEC 이후의 도시 발전전략 등을 들어봤다.
_APEC 정상회의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습니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지요.
"제1차 정상회의장인 '벡스코(BEXCO)', 제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물론 APEC나루공원, 평화공원, 동백공원 등 3대 공원 정비사업을 포함해 필요한 시설공사를 모두 끝냈습니다. 숙박시설이나 문화행사, 교통대책 등도 완벽하게 마련해 행사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부산 APEC이 역대 최고의 성공적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안전문제에 만전을 다하고 시민들과 함께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_21개 회원국에서 정부 관리와 기업인, 보도진 등 6,000여명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어서 교통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산은 2002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을 치르면서 교통기반시설이 많이 확충됐습니다. 행사기간 동안 기장군과 강서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승용차 2부제를 실시하고 해운대에는 APEC 전용도로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각국 정상들이 대부분 17일 도착하기 때문에 정부가 대입 수능시험을 23일로 조정했고, 정상회의 첫날인 18일은 부산 지역에 한해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교통문제로 인한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_최근 동백섬에 준공한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통의 '정자'에 현대적 감각을 곁들여 건축해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는 물론 회원국 참관단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지붕 형태는 능선을 형상화했고 외부 사선기둥(12개)은 시정 구호인 '다이나믹 부산'의 역동성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내부 장식은 우리나라의 창조적 문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외벽은 모두 방탄시설을 장착하고 해일 등 재해에도 완벽하게 대비했습니다."
_세계적으로 테러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행사가 열립니다. 대테러 대책은 완벽한지요.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9월 1일 대통령 경호실과 국가정보원, 군, 경찰 등 유관기관들이 모두 참여한 경호안전통제단이 발족돼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은 시민의 도움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3,000여명으로 구성된 'APEC 시민안전봉사단'은 지하철역 등에 배치돼 눈과 귀가 될 것입니다."
_정상회의에서 부산시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회의를 유치한 뒤 정부와 약정서를 체결,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정부는 기본계획 수립, 미디어센터 운영, 정상 만찬, IT전시장 설치 등 업무를, 부산시는 회의장 및 미디어센터 설치, 숙박시설 확보, 의전, 수송, 교통, 인력 확보, 문화행사 등을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부산시는 경제인 행사 등을 통해 투자유치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행사 기간 개최도시 시장으로서 정상 및 각료 영접과 환송, 주요 행사 리셉션 주재, 문화행사 참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개최도시 부산브랜드를 적극 홍보할 생각입니다."
_이번 행사 개최로 부산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가 무척 큽니다.
"우선 '부산 로드맵' 발표 등을 통해 도시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APEC 브랜드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 항만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 영화영상산업 및 전시컨벤션산업 육성 등 지역전략산업의 글로벌화가 촉진될 것으로 봅니다.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기대효과를 수치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생산유발효과는 4,021억원, 취업유발효과는 6,100명에 달할 것으로 나왔습니다."
_세계적인 기업인들이 대거 부산을 찾을 예정인데 이들을 상대로 어떻게 부산브랜드를 세일할 생각입니까.
"부산이 발전 가능성이 큰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특히 각종 경제인행사에 지역 기업인 63명을 참가시켜 외국 CEO들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또한 참가한 CEO들에게 시장의 서한과 우수상품 CD를 발송해 부산을 적극 홍보할 생각입니다.
투자환경설명회 등을 통해서도 부산의 투자 프로젝트를 부각시키고 정부 인사와 국제기구 전문가, 기업 간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하는 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_APEC 정상회의 이후 부산이 세계도시?도약하기 위한 전략은 어떤 것입니까.
"APEC으로 높아질 위상을 감안해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구상'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또한 무역ㆍ투자자유화도시, 국제회의도시 육성, APEC기후연구 중심도시 구축, 외국 영사관 유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등 다양한 'POST APEC사업'을 개발해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들이 하나하나 성사되면 부산은 '21세기 국제교류거점 해양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허남식 부산시장 약력
△경남 의령 출생ㆍ56세 △마산고, 고려대 졸업, 경성대 행정학 박사 △행정고시 △부산 영도구청장, 시의회 사무처장,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 △민선 4대 부산시장 취임(2004년 6월)
■ 부산 APEC 문화행사 20여건
APEC 정상회의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는 문화이다. 역내 국가들의 '문화간 이해증진' 방안도 의제로 올라 있다. 부산시는 개최도시로서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을 준비 중이다.
외국 손님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한 다양한 문화행사는 20여건에 달한다. 장르는 전통공연과 국악, 기악, 락뮤지컬, 연극, 사진, 미술전시, 이벤트 등으로 다채롭다.
5일 오후 2시 용두산공원 야외무대에서는 구덕망께터 다지기, 부산농악 등 부산시무형문화재가 주축이 된 'APEC 성공개최 한마당 축제'가 열린다.
이어 이날 오후 7시에는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전국 명창과 부산지역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판소리, 창극, 가야금 병창 등이 어우러진 '동초소리축제 다섯마당전'을 펼친다.
5일부터 20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8개국 서예가 400여명이 참가하는 부산국제서예깃발전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9일부터 13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는 국립극단이 명작 희극 '맹진사댁 경사'를 특별공연한다.
11일 오후 7시 사직실내체육관에서는 전야제 격으로 우리나라의 인기가수 비, 이효리, 장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스타급 가수 등 120여명이 총출연한다. 창조적 문화공동체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아시아 송 페스티벌'이다.
관심을 끄는 공연은 APEC 기념춤극 '부산 아리랑'이다. 부산항 개항 시기 영도 출신 신여성이었던 윤정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산인의 삶을 춤극 형식으로 되살렸다. 11일부터 4일 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11, 12일에는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APEC 회원국의 민속음악과 현대음악을 그 나라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부산APEC 합창경연대회'가, 용두산공원 상설무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의 '사자춤과 말뚝이춤' 공연이 각각 열린다.
12일부터 4일 간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록뮤지컬 '가락국기'도 인기를 끌 것 같다. 가락국 김수로왕과 허왕옥의 사랑이야기다.
12일부터 21일까지 벡스코 전시홀에서는 부채춤, 장구춤 등 우리나라 춤의 진수를 담은 국립극장 공연예술단의 축하공연 '코리아 환타지'도 펼쳐진다.
가장 휘황찬란한 볼거리는 16일 오후 8시 30분부터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펼쳐질 첨단 멀티미디어 불꽃쇼다.
APEC 정상회의를 축하하는 국내 최대 규모다. 50여분 간 서울 세계불꽃축제 때의 네 배에 달하는 8만여발의 폭죽과 화려한 색상의 레이저가 3차원 입체영상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17일 용두산공원 광장에서는 동래지신밟기, 동래학춤, 동래고무 등을 공연하는 '전통놀이한마당'이 열린다. 18일 오후 7시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실내악 밤의 축제인 'APEC 우리음악의 향기'가, 19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종묘제례악'(중요무형문화재 1호)이 각각 공연된다.
이밖에도 12일부터 19일까지 벡스코에서는 전통음식 시연회가 이어진다. 부산박물관과 복천박물관에서는 '조선여인의 미', '선사ㆍ고대의 요리전'을 12월 4일, 12월 18일까지 각각 특별전시한다.
문의 (051)888-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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