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 이어 국내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502개 제품 가운데 16개 제품이고, 유통량으로 따지면 훨씬 낮은 비율이라지만 국민에게 불안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중국산 김치를 기피할 근거가 약해진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이 김치 수출을 동결했다는 소식까지 겹쳐 이래저래 김치 파동의 장기화를 앞두게 됐다.
중국산 김치에 대비한 상대적 안전성이 입증됐다거나, 검출된 기생충 알이 미성숙해서 인체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의 주장은 무의미한 군더더기다.
표본 검사로 이뤄지는 식품 안전성 검사는 어차피 통계적 확률을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식품 불안이 싹트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찾는 게 아니라 거의 절대적 안전과 청결을 찾게 마련이다. 이번에도 김치시장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깨끗하고 안전한 김치를 공급해 온 다수 업체에까지 억울한 피해가 밀려갈 조짐이다.
우리는 이쯤 해서 국민 모두가 잠시 숨을 고를 것을 제안한다. 식품안전을 깔아보거나, 책임을 엉뚱하게 떠넘기자는 게 아니다.
사태가 엄중할수록 냉정하게 인식의 균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련의 검사를 통해 중국산은 물론 국내산 김치도 중금속이나 기생충 오염에서 완전히 안전할 수 없음이 확인됐다. 가공식품에 대한 허술한 검사 체계와 안전기준의 미비도 드러났다.
이는 식품안전이 외국산ㆍ국내산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엄밀한 점검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린 문제임을 일깨웠다. 또 께름칙함은 어쩔 수 없겠지만, 냉정하게 문제가 된 기생충 알의 실질적 유해성과 나날이 새로 드러나고 있는 김치의 효용을 견줄 때 김치는 여전히 매력적인 식품이다.
그러니 당국은 엄밀한 식품안전 점검태세를 확립하고, 제조사와 소비자는 더욱 깨끗한 김치를 공급하겠다거나 찾아 먹겠다는 각오를 다지자. 그 이상의 막연한 불안과 그 연쇄반응을 차단하는 것 또한 문화국민에게 요구되는 소양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