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나왔다. 또 시중에서 유통되는 국산 배추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발암물질 함유 장어 파동 등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까지 기생충 알이 나오면서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 또 중국이 이번 결과를 근거로 더욱 강하게 김치분쟁에 대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0월 현재 영업 중인 국내 502개 김치 제조업체의 제품을 검사한 결과, 16개 제품(3.2%)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3일 밝혔다.
기생충 알이 나온 업체는 명동식품과 내고향식품영농조합법인, 남양농협, ㈜울엄마, 전원김치, ㈜한성식품 진천공장, 살미농협 초정식품, ㈜참식품, 주영식품, 청정식품, 미인김치, 영식품, ㈜남산식품, 시원식품, 원식품, 무궁무진식품 등이다.
이 업체들의 생산량은 전체 국산 김치의 4.9%이며, 내고향식품영농조합법인은 일본에 수출도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국내 대기업의 김치에서는 기생충 알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 알은 회충란 4건, 개ㆍ고양이의 회충란 9건, 기타 3건 등이다. 오염 경로를 추적 조사한 결과, 국산 절임배추 1건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으나 중국산 고춧가루 등 수입 원재료 및 수입 배추에서는 기생충 알이 검출되지 않았다. 국산 배추 165건에 대한 검사에서는 모두 8건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 알은 모두 미성숙란이다. 전문가들은 “미성숙란은 섭취하더라도 유충으로 자라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극히 희박하지만 인체에 감염되더라도 구충제를 먹으면 제거할 수 있다.
최근 중국산 김치에서 나온 기생충 알도 이 같은 미성숙란인 것으로 확인돼 중국의 반발이 우려된다. 중국은 이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국산 김치 수출국인 일본 홍콩대만은 국산 김치의 위생 규격 등과 관련한 자료를 외교통상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기생충 알이 나온 16개 업체의 재고 물량 472㎏을 압류하고,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식약청은 또 기생충 알이 나오지 않은 업체에 대해서도 기생충 검사를 하도록 행정지도하기로 했다. 위해 우려가 있는 식품에 대해 식약청장이 유통 전 검사 명령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고, 김치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 의무화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한성식품은 보도자료를 통해 “진천공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출하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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