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대학생의 29.4%가 성경험이 있으며 이 중 30%가 신입생 때 첫경험을 했다고 한다.
유교적 관습이 아직 살아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말 그대로 처녀 총각이 희귀한 취급을 받게 된 상황이다. 미국에서 엄청난 흥행성적을 올린 섹스코미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주인공 앤디 스티저(스티브 카렐)는 마흔 살 나이에도 아직 숫총각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총각딱지 떼기 소동을 그린 ‘아메리칸 파이’의 중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낯뜨거운 설정과 화장실 유머를 끊임 없이 쏟아내며 시종 배꼽을 잡게 한다. 앤디는 집에 돌아가면 자신만의 규칙에 따라 꽉 짜여진 생활을 한다.
특히 액션 피겨를 수집하는 다소 유아적인 취미에 사로 잡혀 있다. 어느날 그가 숫총각임이 밝혀지고 회사 동료들은 그의 총각딱지를 떼 주려 작전에 돌입한다. 데이트 비법을 전수하고 데이트 상대를 소개하지만 소심한 앤디는 매번 실패한다.
앤디가 사무실 건너편에서 일하는 트리쉬과 가까워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벗어나 드디어 함께 사는 법을 배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단지 ‘성경험’이라는 말초적인 주제에서 한발 나아가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파고든다.
연애도사인양 행동했던 동료들 역시, 사실은 모두 사랑에 서툰 이들임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을 하는데 있어 성관계보다 어려운 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순진하고 기이한 표정으로 숫총각 앤디를 연기한 스티브 카렐은 연극과 TV시리즈 등에서 활동해 왔다. 주드 어파토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쓰기도 했다. 4일 개봉. 18세.
최지향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