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치른 총선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은 제1당을 내지 못한 독일과 폴란드가 연정 협상에서 삐걱대면서 새 정부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독일은 차기 부총리 겸 노동장관으로 내정된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당수의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뮌터페링 당수는 지난달 30일 당 2인자를 뽑는 사무총장 선거에서 그의 오랜 측근 카조 바세르회벨을 공개 지지했으나 좌파 파벌의 안드레아 나흘레스(여)이 당선됐다.
지난달 31일 뮌터페링 당수는 “내달 14~16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수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1일 차기 정부에 각료로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나 포스트 슈뢰더 체제를 모색하는 사민당 내에서 선명성을 내세우는 젊은 좌파의 입지 강화는 대연정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뮌터페링 당수는 사민당이 총리 직을 양보하는 대신 외무ㆍ노동ㆍ 법무 장관 등 핵심 자리를 가져오는 조건으로 권력 분점 협상의 돌파구를 뚫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12일을 시한으로 진행중인 대연정 협상에서도 사민당측 대표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BBC 방송은 “사민당이 좌ㆍ우파간 권력 싸움으로 찢겨져 안정적인 연정 파트너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경제장관에 지명된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까지 새 정부에 불참할 뜻을 밝히면서 연정의 미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슈토이버 당수는 “뮌터페링이 물러난 사민당은 원래 권력분점에 합의한 정당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연정이 제대로 기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고 디 벨트가 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2일 새 정부 출범을 목표로 진행되던 연정 협상의 완료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폴란드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승리한 ‘법과정의’당은 역시 우파인 ‘시민강령’당과 연정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법과 정의당의 카지미에르즈 마르친키에비츠 신임 총리는 31일 17명 각료 중 8명을 무소속 전문 관료로 채운 단독 정부를 출범시켰다.
‘법과정의’와 ‘시민강령’은 선거를 치르면서 입장 차가 분명해졌고 내무장관 등 각료직 배분에서도 대립을 빚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법과정의’는 극우정당 ‘자주국방’등 마이너 정당들의 지지는 확보했다. 하지만 하원 460석 가운데 155석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에 ‘시민강령’당(133석)의 협조 없이는 부패 척결, 경제 개혁 등 공약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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