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해난구조대(SSU)의 훈련용으로 도입한 250억원 짜리 장비가 핵심부품의 결함으로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군은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 장비 정상화에 나섰지만 복구에는 30여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예정이어서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일 해군에 따르면 올해 6월 도입한 심해잠수훈련장비(DDSSㆍDeep Diving Simulation System)가 기체압축기 밸브의 결함과 기술교범 미비로 현재까지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해군은 장비 테스트를 거쳐 9월부터 훈련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경남 진해시 해군기지에 배치한 DDSS는 심해에 침몰된 선박이나 잠수함을 인양하는 SSU대원들이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훈련하기 위한 장비로 가압 및 감압이 가능한 4개의 공간(챔버)으로 구성돼 있다.
해군은 SSU대원들이 매번 이 장비가 있는 외국에서 훈련할 수 있는 애로를 해소하고자 1990년대부터 전력증강사업에 포함시켜 2001년 프랑스의 잠수회사 코멕스와 250억원에 도입계약을 맺었다.
해군 관계자들은 당시 도입계약부터 부실했다고 말한다. 2003년 말까지 장비를 인도하겠다던 코멕스는 지난해 부도가 났고, 좌초 위기에 빠졌던 사업은 지난해 5월 국내 업체와 태국 기술업체의 협력사업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해군이 요구했던 해저450㎙ 잠수환경 조건은 해저300여㎙로 떨어졌다.
허술한 도입 과정에는 해군의 전직 고위관계자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 감찰감실은 기술적 결함 뿐 아니라 국제적 공인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사실도 밝혀냈다.
해군은 지난달 초부터 실시했던 감찰 결과에 따라 TF팀을 구성,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할 계획이다. 복구에는 34억원의 예산이 별도로 책정됐다. 해군은 사업이 정상화하는 대로 부실사업의 책임자도 처벌할 계획이다.
해군 정훈공보실은 “남해일 참모총장이 책임자의 엄벌을 지시했지만 사업차질을 우려해 일단 문책조치는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영국 로이드사로부터 해저320㎙ 잠수능력에 대한 인증을 받았으며, 결함은 지난달 말 복구했다. 올해 말 훈련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도입 계획에 차질이 있었지만 전력화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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