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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김치 파동,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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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김치 파동, 위기를 기회로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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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식품 안전성 문제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다. 솔직히 이럴 때마다 강단에 서는 자체가 곤욕이다.

선생님의 체면을 고려해 차마 질문을 던지지 못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읽을 때마다 중국인으로서 사랑하는 제자들 앞에 떳떳하지 못한 것 같아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까지 검출되었다니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담이 서늘한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체질에 따라 섭취 시에 모두 감염되지는 않고, 감염 시에도 구충제를 복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산 김치 18개 품목에서 기생충 알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국산 김치라도 유기농 배추로 담글 경우 기생충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생충 알이 검출된 중국산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가 혹시 유기농 배추는 아닐까?

웰빙 바람으로 유기농 농산물을 찾는 주부라면 유기농 농산물이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한 농산물보다 벌레나 진드기 등이 많아서 다듬을 때, 한 잎 한 잎 세세히 손이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중국인들은 그래서 식수나 자연 농법으로 재배된 농산물의 기생충 오염 우려 때문에 절대로 생식을 하지 않고 수천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열심히 지지고, 볶고, 튀기고, 삶는 조리법을 고집해 왔다.

중국의 일반적인 농산물 재배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한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인분 대신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대규모 농장을 제외한 소규모 농작물 재배과정에서는 비싼 화학비료 대신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가축의 분변을 사용하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소규모 농산물 재배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기생충 알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다시 말해 화학비료를 치지 않거나 혹은 적게 사용하는 유기농법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배추로 김치를 담글 때에는 화학비료를 친 배추에 비해 더 많은 세척과정을 필요한데도, 중국의 김치공장에서는 김치 재료의 선별과 가공과정에서 유기농과 비 유기농 배추의 구분이 없이 동일한 공정에서 가공했던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이번 김치 파동을 계기로 김치의 고급화, 즉 유기농 김치의 개발과 더욱 철저한 가공과 검역 시스템이 자리 잡는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침체한 김치시장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추이진단·중국인·한신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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