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을 둘러싼 열린우리당 내 지지세력과 비판 그룹간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28일 국회의원ㆍ중앙위원 연석회의서 노 대통령이 사실상 무장해제 당하는 상황에 발끈한 친노세력이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재야파 등 노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웠던 세력들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재야파는 “확전은 좋을 게 없다”고 봤는지 친노세력의 노골적 비난에 맞대응을 자제했다. 정세균 의장도 “비생산적 논의는 그만두자”며 적극 개입했다. 하지만 친노 세력의 반발은 1일에도 여전했다.
친노진영은 의정연구센터(의정연), 참여정치실천여대(참정연), 국민참여1219(국참) 등 크게 세 그룹이다. 이 중 노 대통령 후원회장 출신인 이기명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국참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대변인 격인 정청래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지도부는 도가 지나친 비난 발언을 한 의원에게 공개 경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 탈당을 거론한 안영근 의원을 지목해 “해당행위를 한 만큼 당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광재 의원 등 18명의 친노직계 의원들로 구성된 의정연구센터나 유시민 의원을 축으로 하는 참여정치실천연대의 경우 개별적으로는 반발하면서도 조직적 대응은 않고 있다. 비대위가 막 출범한 마당에 당이 내부갈등으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친노세력의 반감이 커지면서 재야파 등은 난감한 표정이다. 한 재야파 의원은 “국정난맥상을 치유하자고 말했는데 무슨 반노세력이냐”며 친노ㆍ반노식의 대립구도에 거부감을 보였다.
문학진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으려면 당이 제대로 돼야 가능하다”는 글을 올렸다. 연석회의 당시 “대통령이 신이냐”며 대통령 비판의 물꼬를 텄던 기세에 비하면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안영근 의원도 “대통령 탈당 요구는 진정한 당청 분리와 국민통합연석회의의 성공을 위해 제시했던 것”이라고 한발 뺐다.
그렇다고 친노진영 비판에 완전히 잦아든 것은 아니다. 한광원 의원은 “(친노 세력이) 유신독재 시절 여당 의원들이 했던 ‘모르쇠질’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는 정황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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