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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귀여운 '포스트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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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다이어리/ 귀여운 '포스트 3인방'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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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과 정재영은 요즘 최민식-송강호-설경구 등 이른바 ‘연기파 3인방’의 뒤를 이을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들과 함께 남은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해 ‘포스트 3인방’을 형성할 지 관심이다.

특이한 것은 현 3인방이 단지 연기력으로 사랑 받았던 것과 비교할 때 포스트 세대인 황정민과 정재영에 대한 인기는 일종의 팬덤 현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한 영화관계자는 ‘너는 내 운명’을 보다가 여기저기서 쿵쿵대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황정민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여성 관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귀여워”를 연발하더라는 것이다. ‘웰컴 투 동막골’ 시사회장에서 정재영에 대한 반응도 비슷했다. ‘나의 결혼 원정기’ 촬영 때문에 체중이 늘어난 정재영은 ‘폴로 티셔츠+양복바지+정장구두’라는, 도통 패션 감각과는 거리가 먼 차림새로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도 그를 향한 여성 관객들의 환호는 어떤 꽃미남 스타에 대한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그들의 반응 역시 “귀엽다”였다. 꽃미남 남자 배우의 1.5배는 되는 큼직한 얼굴에 평범한 몸매를 지닌 그들에게 “귀엽다”를 연발하는 이유가 뭘까.

꽃미남이 너무도 비현실적인 판타지임에 반해 이 두 배우는 손 대면 닿을 수 있을 듯한 현실감을 안겨준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역으로 작용, 산적 같은 외모를 지닌 남성은 진실되고 듬직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작용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영화 속 캐릭터와 이들 배우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황정민의 경우 나얼이 부른 ‘귀로’의 뮤직비디오와 영화 ‘너는 내 운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에서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자를 감싸 안는 순정의 남자로 잇달아 등장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황정민은 “사람들이 이제는 나를 아주 편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불평했을 정도다.

어찌 됐건, 연기파 3인방과 일련의 꽃미남 배우군을 지나 연기력과 관객동원력을 동시에 지닌 또 다른 배우군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아직 정해진 색깔이 없고, 그래서 어떻게도 변할 수 있는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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