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은데, 돈이 없어서….”, “빛을 지면서까지 북한을 지원해야 하는지.”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대북사업 자금 마련에 발벗고 나서자, 빚까지 지면서 대북사업을 진행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강해지고 있다.
정 장관은 2일 한 조찬 강연에서 “대북사업의 자금줄인 남북협력기금의 재원부족으로 신규사업에 대처할 수 없다”며 국제금융 차입 등 다양한 자금 마련 의지를 밝혔다.
이어 통일부는 정부 일반 예산에서 충당되는 남북협력기금이 부족해 국채발행으로 마련되는 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도 대북 사업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내년에 일반예산에서 넘어오는 6,500억원, 예수금 4,500억원을 남북협력기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사실상 국채인 예수금을 사용하고, 해외자금 차입까지 고려하는 배경에는 빠듯한 예산 지원이 있다. 통일부는 2001년 일반예산 중 5,000억원을 지원 받았지만 차츰 줄어 지난해에는 1,740억원 정도만 넘겨받았다.
올해는 일반예산에서 5,000억원을 넘겨받았지만 대북 비료지원과 쌀 지원에 2,700억원 이상을 집행, 여유자금이 거의 없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도 올 7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합의된 북한 경공업 지원, 지하자원 개발, 농업협력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기 힘들다. 통일부는 이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향후 5년간 5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일부가 해외 장기저리 자금인 양허성자금이나 국제금융기구 차관을 남북협력기금으로 충원하는 방안, 국내 민간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남북협력공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정이 이렇자 대북 사업을 위해 빚까지 질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현 기금은 신규사업 추진은 물론 비상상황에 대처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출해야 할 경비로서 남북협력기금은 아직도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남북협력기금 재원 마련 문제는 결국 통일비용 문제로 귀착될 전망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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