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정상명 검찰총장 후보자가 1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만나 검찰 후속인사 등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정 후보자가 지명된 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검찰조직 안정을 위해 후속인사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천 장관과 정 후보자의 이날 만남으로 정 내정자의 사시 17회 동기 5명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보다 선배(사시 16회)인 임래현 법무연수원장과 서영제 대구고검장이 지난달 28일과 31일 각각 사표를 낸 직후 곧바로 후속인사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볼 때 더 이상의 사퇴는 없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후보자 동기들의 용퇴 여부는 확인된 바 없으며 본인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대희 서울고검장을 비롯한 17회 검찰 간부들은 정 후보자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일단 전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회동 후 “‘조직 안정을 위해 최소한의 인사만 실시하고 검사장급 신규 승진 인사는 고려하지 않는다. 대검 차장은 조직 안정과 화합을 우선한 인사로 한다’ 등의 원칙에 두 사람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의 인사는 내년 2월 정기인사 때까지 별도의 검사장급 승진인사 없이 최소한의 보직 이동으로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16회 사퇴로 비는 고검장 자리를 전보나 직무대행으로 메우고, 검사장급 초임 자리인 고검 차장 자리를 일부 비워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신임 대검차장에는 임승관 부산고검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내년 2월 정기인사 후에도 17회가 계속 남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일각에서는 ‘17회의 집단지도체제’ 형태를 언급하지만 수직적 상명하복 체계의 검찰 생리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내년 초 최소 9자리 이상의 검사장 승진에 이어 대폭적인 후속 인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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