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과 허위답변을 거듭한 백악관 대변인에게 출입기자들이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사임을 권유했다.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의 기소가 계기가 됐다.
USA 라디오네트워크의 코니 론 기자는 3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에게 ‘예의바르고 상냥한 어조’로 “사임을 고려하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이 2년 전 리비 전 실장과 칼 로브 대통령 비서실 차장은 이른바 ‘리크 게이트’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혹여 연루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 전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것이 허위로 드러난 만큼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다. ABC 뉴스의 테리 모란 기자는 보다 직설적으로 “대변인의 신뢰도에 상처가 생겼다”면서 “고의든 아니든 대변인 연단에서 거짓말이 이뤄졌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매클렐런 대변인은 “나는 (기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NBC 방송의 데이비드 그레고리 기자가 “대변인의 신뢰도가 국민들의 시험을 받고 있다는데 동의하느냐”고 거듭 다그치자 매클렐런 대변인은 “질문이 무례하고 모욕적”이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리비 전 실장의 기소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그 문제에 관해 토론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궁색한 답변으로 도망가듯 얼버무렸다.
매클렐런 대변인과 기자들의 관계가 파탄지경에 이른 것은 질문의 범주를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됐다. 기자들은 이날 ‘리크 게이트’등에 대해 힐난성 질문을 집중시켰다. 워싱턴 포스트도 “매클렐런 대변인은 브리핑이 허위로 드러난 뒤에 사과나 해명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 미 언론계가 그에 대해 불신임을 결의했다는 뜻을 내비쳤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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