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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부통령, 리비 후임에 측근 기용 '정면돌파'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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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부통령, 리비 후임에 측근 기용 '정면돌파' 시동

입력
200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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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 게이트의 몸통 의혹을 받고 있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은 31일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비서실장의 후임에 데이비드 애딩턴 부통령 고문을 임명했다. 체니 부통령은 리비 전 실장이 겸했던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에 존 하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승진시켰다. 이들은 모두 체니 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다.

이를 두고 이라크전 개전 정당성 옹호를 위한 정보조작, 미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누설 등의 과정에서 막후 인물로 지목돼온 체니 부통령이 측근을 측근으로 바꾸는 인사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애딩턴 고문이나 하나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모두 리비 전 실장 재판이 열릴 경우 증인으로 법정에 서야 할 처지에 있다. 체니 부통령이 리비 전 실장의 재판을 통해 오히려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 각종 의혹을 벗어 던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의 리비 기소장에 따르면 애딩턴 고문과 하나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부통령실에서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에 대해 리비 전 실장과 협의를 가진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3일 시작하는 리비 전 실장 재판이 체니 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흘러갈 경우 이번 인사는 체니 부통령에게 최악의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체니 부통령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인사를 즉각 물고 늘어지고 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부통령실의 대대적인 인적 청소를 요구했지만 체니 부통령은 몇 개 ‘가구를 바꾸는’인사를 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슈머 의원은 과거 레이건 정부 시절 이란ㆍ콘트라 스캔들 극복을 위해 백악관에 새로운 인물을 기용했던 ‘레이건식 위기 관리’를 예로 들면서 “부시 정부는 도덕적 문제가 없는 새 피를 수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의 대응 방식에 대해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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