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가 발끈했다. 최근 한나라당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때문이다. 요컨대 “현재의 지지율로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부터 가망이 없는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다.
손 지사는 1일 MBC 라디오의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아닌 밤에 홍두깨”라며 이를 강력 부인했다. 그는 “경기지사를 하다가 서울시장을 하라고 하면 도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서울시장 출마설은) 할일 없는 사람들이 하는 장난”이라고 못박았다.
손 지사가 직접 나선 것은 더 이상 소문을 방치했다가는 당내 대선 경쟁에서 큰 악재가 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당내 대선 구도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맞대결로 좁혀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요즘이다.
그러나 손 지사는 “당내 대권 경쟁이 시작도 안됐는데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양강 구도라고 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지금 언론이 조사한 대선주자 지지도는 인기투표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의 생각은 “경쟁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선이 2년 이상 남았고, 본격 레이스는 내년 지방선거 후에 시작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박 대표나 이 시장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릴 복안은 있을까. 손 지사측은 “내년 봄이면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측근은 “박 대표는 제1야당 대표, 이 시장은 서울시장의 프리미엄을 누리지 않았느냐”며 “손 지사의 업적은 청계천 복원과 달리 성과가 늦게 나타나는 경제 인프라 구축이 중심인 만큼 내년 초부터는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지사 측은 올해 새로 생긴 30만개 일자리 중 60%를 경기도에서 창출한 사실과 함께 내년 봄 야심적으로 추진했던 파주의 필립스 LCD단지 완공과 영어마을 사업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이것이 국민에게 제대로 홍보되고, 대선주자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검증작업이 본격화하면 지지율 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손 지사측은 내놓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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