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04년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언급한‘신중한 속도(measured pace)’의 금리인상 기조를 바꿀지 세계 금융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FRB가 이번에도 연방기금금리(FFR)를 0.25% 포인트 올릴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11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오른 FFR은 이번에 4.0%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관심의 초점은 FOMC 회의 후 나올 보고서에서 ‘신중한 속도’라는 표현이 사라질지 여부다. 거기에 더해 조만간 금리인상이 멈춘다는 뉘앙스를 담은 단어가 포함될 경우 FRB의 금리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벤 버냉키 차기 FRB 의장 지명자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말 퇴임하는 엘런 그린스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한 ‘매파’라면 버냉키는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지지하는 등 디플레이션 방지에도 관심을 두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억제 목표치를 설정한 뒤 이에 맞춰 금리정책을 펼쳐나가는 것.
그는 3월 FRB 이사 시절 “목표제는 대중들에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과정에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날의 중립적(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경기부양이 가능한) 금리수준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도 말해 상대적인 저금리 선호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CNN머니는 FRB가 부동산 시장 과열 해소와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버냉키 지명자의 금리인식과 관련해 ‘중립적’금리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는 4.25% 이상일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시티그룹은 4.5%, ABN암로와 골드만삭스 등은 5%로 내다봤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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