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구로 지정된 영종도 일대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해양관광단지, 차이나타운 조성 등 각종 개발사업이 효율성 없는 장밋빛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엄청난 재원 조달 등 구체적 청사진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내용과 규모가 엇비슷해 개발정책에 혼선만 부추기고 있다.
용유ㆍ무의도 개발사업
31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시는 관광단지로 지정된 인천국제공항 인근 용유ㆍ무의도 일대 213만평을 다양한 휴양ㆍ레저시설을 갖춘 복합 사계절 해양종합 관광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시는 내년3월까지 최종 용역이 마무리되면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를 거처 2008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한다.
이곳에는 객실 300개 이상의 특급호텔 3곳과 콘도미니엄, 워터스포츠센터,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카지노, 각종 해양휴양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이 개발안은 영국의 투자업체인 아멕(AMEC)사가 영종도 일대에 구상하고 있는 사업과 유사해 중복투자 우려를 낳고 있다. 아멕사는 지난해 4월 재경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공항 북측 130만평을 관광휴양지로 개발키로 합의했다.
아멕사가 추진중인 관광휴양지와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사계절 해양관광지의 경우 조성 대상지역이 인천공항 인근으로 비슷한데다, 들어설 레저ㆍ관광시설도 특급호텔, 공연장, 워터파크, 골프장 등으로 대동소이해 개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사업비 충당 문제도 큰 걸림돌. 영종ㆍ무의관광단지 사업과 관련, 인천시와 정부는 2001년 미국계 투자회사인 CWK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 이 회사는 외자 6조3,000억원을 유치해 대규모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키로 했으나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사업이 전면 취소됐다.
이런 연유로 인천시가 추진중인 영종ㆍ무의 해양관광지 조성 계획도 구체적인 사업비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민자 유치도 사실상 힘들어 또 다시 개발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종ㆍ청라지구 차이나타운
경제특구인 영종ㆍ청라지구 내에 각각 추진중인 차이나타운 개발도 역시 중복투자에 따른 역기능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영종도 동북부지역인 운북지구에 주거와 레저, 비즈니스 시설을 갖춘 ‘차이나시티’(82만평)를 개발한다. 이곳에는 차이나몰, 중국전통공원, 대형수족관, 중국민속촌 등이 들어선다. 옛 동아매립지인 청라지구에는 아시아 각국의 생활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시아문화촌(25만평)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인천경제특구는 관광단지 개발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영종지구와 청라지구가 모두 차이나타운을 조성키로 하는 등 특색없는 사업을 추진,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당초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종지구 개발은 인천도시개발공사, 청라지구는 한국토지공사로 각기 사업시행자가 달라 의견 조율이 어렵고 개발사업에 대한 조정 및 대안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영종지구 대규모 차이나타운 건설 계획은 9월 7일 착공한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차이나타운(연면적 1만5,000평) 조성과 맞물려 있어, 인천시가 인근 고양시에 선점 효과를 빼앗겼다는 따가운 목소리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측과 협의해 중복투자를 피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최대한 유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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