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이번 조사에서도 차기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것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약진이다. 이 시장은 8월9일 본보 조사때 3위였으나 이번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제치고 2위로 올랐다. 뿐만 아니라 고 전 총리를 6.2%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지지율만 본다면 ‘청계천 효과’가 박 대표의 10ㆍ26 재선거 완승보다 약발이 세다고 볼 수 있다.
고 전 총리 지지도는 30.2%로 8월9일 조사 때 29.6%와 거의 변동이 없다. 모든 연령층에서 1위이고 지역으로도 영남을 뺀 전 지역에서 가장 앞섰다. 고 전 총리는 특히 호남 지역과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각각 48.7%와 55.6%의 지지를 끌어냈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도 33.8%를 얻어, 정동영 통일부장관(26.5%) 과 김근태 복지부장관(5.5%) 등 여권의 두 대선주자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 시장(24.0%)은 박 대표(19.3%)를 4.7%포인트 차로 제치고 2위로 약진했다. 8월9일 조사에서 이 시장(16.9%)은 박 대표(17.0%)와 박빙이었던 점을 감안하면‘청계천 효과’로 7%포인트 가까운 지지도 상승을 견인했다. 이 시장은 서울(36.1%)과 고향인 대구ㆍ경북(31.5%)에서, 연령별로는 50대(29.4%)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자가 많았다. 우리당 지지자 중 16.0%가 이 시장을 지지한 것도 특이하다.
박 대표는 예상대로 대구ㆍ경북(27.0%)과 부산ㆍ울산ㆍ경남(33.3%) 등 영남에서 강세였다. 전체적으론 이 시장에 뒤졌지만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는 33.8%를 얻어 이 시장(30.5%)보다 앞섰다. 향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박 대표는 자신의 텃밭인 대구ㆍ경북에서 이 시장(31.5%)에게 뒤져 내부적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여권에서는 여전히 정동영 장관이 선두를 달렸다. 지지율도 8월9일 조사 당시 6.2%에서 2.7%포인트 상승한 8.9%다.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한 효과가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호남(19.5%)과 충청(15.2%)에서, 연령별로는 20대(13.4%)와 30대(12.6%) 등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호응이 높았다.
이해찬 총리와 김근태 장관은 3%대 지지율에 머물러 아직 미미한 수준이었다. 다만 김 장관은 8월9일 2.2%에서 3.6%로 올라섰다는 데 위안을 찾을 지 모르겠다. 우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정 장관이 26.5%, 이 총리와 김 장관이 각각 5.5%로 나타났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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