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부활 등 전 코너를 새롭게 꾸민 MBC의 간판 오락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30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이 급상승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일밤’의 시청률은 17.8%로, 지난회(8.2%)에 비해 9.6%포인트나 올랐다. ‘일밤’의 약진은 24일부터 잇따라 선보인 MBC의 여타 개편 프로그램들이 뚜렷한 ‘첫 인상’을 남기지 못한 가운데 얻은 성과여서 더욱 도드라졌다.
이날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한 ‘행복한 나눔 - 고맙습니다’ 코너(사진). TNS가 집계한 분당 시청률 추이(서울 지역)를 보면, 5%대에서 출발한 ‘일밤’의 시청률은 ‘고맙습니다’ 코너에서 25%대까지 치솟았다.
‘고맙습니다’는 유명 인사의 집을 방문해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기증 받은 애장품을 경매에 부쳐 이웃돕기 기금을 마련하는 코너. 박 대표가 최신 가요를 열창하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요가를 하는 모습 등을 보여준 이날 방송은 ‘정치인 박근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평소 보기 힘든 정치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호평과 함께, “정치인 홍보가 목적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다음 주에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출연키로 해 ‘대권 주자 모시기’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진수 PD는 이에 대해 “섭외 대상은 저명 인사, 연예계 스타 등 다양하다”며 “정치인도 대상이지만, 이른바 ‘대권 주자’를 줄줄이 출연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밤’ 게시판을 통해 이뤄지는 애장품 경매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박 대표가 내놓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백자의 최고 입찰가가 한때 1억원이 넘기도 했으나, 상당수가 장난 삼아 올린 것으로 드러나 제작진이 일일이 입찰 여부를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입찰은 3일 자정까지 진행되며 31일 오후 5시 현재 최고 입찰가는 5,000만원. 전 PD는 “허위 입찰을 하지 못 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돌아온몰래 카메라’에 대한 평가도 분분했다.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2005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그룹 Ex를 등장시키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일단 눈길을 잡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과거의 포맷이 그대로 되풀이 돼 식상하다는 지적과 함께 ‘자칫 속아 주는 척 하는 출연자의 연기에 제작진과 시청자가 기만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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