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개통된 청계천이 11월 1일로 개통 한 달을 맞는다. 처음 3일간 173만명, 30일까지 600여만명이 다녀간 청계천은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청계천은 시민 생활과 주변 지역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새물맞이 축제가 열렸던 1일부터 사흘간 170여만 명이 방문 한 이후 열흘 만에 관람객 300만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21만여명이 찾는 최고의 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주말이면 40만명의 인파가 도심의 생태천국을 즐기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요일별로는 일요일의 방문객이 22만~63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토요일이 18만~58만여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청계천 복원 후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산책을 즐기는 문화도 정착하고 있다. 자동차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지 않고 세종로에서 황학동까지 서울 중심가를 오가며 각종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회사원 구모(26ㆍ여)씨는 “회사일이 끝나고 친구들을 만나 곧장 술집으로 향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청계천변을 거닐며 사진도 찍고 물장난을 치다가 동대문 시장에서 밤 쇼핑을 즐기는 등 다양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를 따라 문화의 향기도 물씬 풍기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36개 ‘청계천 아티스트’ 팀들이 곳곳에서 생동감 넘치는 거리공연을 펼쳐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특히 주말이면 탭댄스 힙합 스윙댄스 살사댄스 등 각양각색의 댄스파티가 청계천 주변거리에서 벌어지고, 정통 클래식 선율에서 빠른 비트의 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 시민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나타났다. 청계천 시설물 곳곳에 이미 상처가 눈에 띈다. 시민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물위에 떠 다니고 동전이 천 바닥에 수북히 쌓이기도 한다. 취사와 흡연이 금지돼 있지만 늦은 밤 다리아래 공터에 자리를 잡고 술판을 벌이는 모습도 간간이 보인다.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불편도 크다. 5.8㎞의 긴 산책로에는 화장실과 휴지통, 그늘막이 없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음료수대도 없다. 산책로를 벗어나 인근 빌딩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청계광장 등 초입부의 건물 화장실은 인산인해를 이뤄 사용하기 힘들다. 하류쪽에는 경찰 지구대 화장실 등을 사용하게 해 편한 마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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