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박3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30일 평양을 출발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후 주석의 평양 도착 때와 마찬가지로 평양공항에까지 나가 후 주석 일행을 전송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다했다.
후 주석이 중국의 이른바 ‘제4세대’ 지도자가 된 뒤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방북은 양국은 물론 동북아 국제관계 전반에도 적지않은 의미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번 방문으로 ‘6자회담’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을 넘보는 확고한 외교적 주도권을 과시하게 됐다. 북한은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와 혈맹관계를 재확인함으로써 생존과 재기의 교두보를 다지게 됐다.
6자회담 참가 확인
중국 주도권 인정 김 위원장이 후 주석에게 준 최대의 ‘방북선물’은 북한의 5차 6자회담 참가를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후 주석은 28일 백화원 영빈관 숙소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총체적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5차 6자회담에 예정대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검증 절차 등 세부사항에 관한 북.미간의 혼선과 이견으로 6자회담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후 주석에게 직접 확인한 6자회담 지지의사는 6자회담 주요국 사이에서 중재 및 균형자로서 중국의 입지를 확실하게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6자회담 개최지가 베이징으로 정해지면서부터 사실상 회담 주도권을 행사해왔으나, 김 위원장의 이번 확인으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지랫대)’를 다시 한 번 공인 받은 셈이 됐다.
후 주석은 북한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인함으로써 대만문제 등을 둘러싼 일련의 동북아 외교에서도 보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를 내게 됐다.
북.중 경협확대
북 체제안보 확보 중국 공산당에서 비혁명세대인 제4세대가 부상하면서 북..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방중 후 1년6개월여만에 이루어진 이번 방북에서 후 주석은 “, 인민은 중., 중..(28일 환영만찬 연설)이라고 천명했다.
후 주석 특히 정상회담과 만찬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거둔 경제적 성취를 설명하며 북한의 개방 및 경제재건 지원의사를 시사했다. 후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중국의 무상지원으로 건설된 대안친선유리공장을 주요 일정으로 참관한 것도 경협확대를 통한 대북지원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양국 경협 문제와 관련, 중국이 북한의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중공업단지 개발을 포함, 총 20억달러 상당의 장기 원조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가 30일 보도했다.
문회보는 이와 관련, 지난 10일 북한을 방문한 우이(吳儀)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광산개발, 제철공업, 항구개발 등 3대 중공업 분야에서 기존의 북한 중공업 단지와 함경북도 일원에 개발 원조를 해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제4세대 중국 지도부의 혈맹 관계 재확인과 경제지원 의사는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체제 붕괴 위협까지 느꼈던 북한으로서는 새로운 체제안보의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