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3일에 걸친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어제 다음 방문국인 베트남으로 떠났다. 북한과 중국은 이번 후 주석의 방북을 통해 양국의 돈독한 우호친선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중국의 4세대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후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는 근래 들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후 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번에 북핵 문제와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북한과 중국의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 중에서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지난 달 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9ㆍ19 공동성명’의 이행 방안에 대한 논의다. 북한 관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동성명이 적극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렵게 거둔 성과인 만큼 예정대로 5차 6자회담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5차 회담에서 더욱 진전된 성과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후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그의 방북이 북한의 5차 6자회담 참석을 전제로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북한에 상당한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후 주석이 북한에 개혁개방을 촉구한 점이다. 후 주석은 28일 만찬 연설에서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거둔 발전 성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후 주석이 연설의 상당 부분을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 소개에 할애한 것은 북한 지도부에 개혁개방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후 주석은 또 북중 양국 기업 간 투자협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북한과 중국은 이번에 ‘경제기술 협조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미 북중 간에 상당한 수준의 경제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 주석의 이 같은 적극적 대북경제협력 의지 표명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그러나 북중 경제협력강화는 북한 경제의 중국 예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정부는 후 주석의 방북 결과를 면밀히 분석, 5차 6자회담 등에 차질이 없이 대처하되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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