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의 자동차가 어떤 모습일 지 알고 싶다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클래스’를 주목하면 될 것 같다.
사실 S-클래스는 늘 자동차 발전의 새 방향을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자동차의 미래’로 불려왔다. S-클래스에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이 도입된 것은 무려 27년 전인 1978년이었고, 에어백은 81년 장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나 일반화한 차량자세제어장치(ESP)가 S-클래스에 적용된 것은 96년의 일이었다.
S-클래스의 8세대 모델인 뉴 S-클래스는 ‘프리세이프’(PRE-SAFE)에서 한 단계 진보한 ‘프로세이프’(PRO-SAFE) 시스템을 적용, 다시 한번 자동차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세이프가 통합 센서를 통해 위험한 상황을 예견, 안전벨트를 조이는 등의 예방 조치로 사고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프로세이프는 탑승자 뿐만 아니라 도로 위의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는 것이 목표다. 앞차와의 충돌이 예상될 때는 제동이 걸리고 좌석은 에어백이 팽창하기 가장 좋은 상태가 된다.
사고가 났을 때는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며 문의 잠김 장치도 풀린다. 메르세데스-벤츠 안전 철학의 결정체로서 사고 없는 운전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차체는 7세대 S-클래스에 비해 더 커졌다. 디자인도 필요없는 굴곡 등을 단순 처리해 심플함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더 세련된 느낌이다.
운전을 해보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출력은 26%, 회전력(토크)은 15% 증가됐다. 놀라운 것은 차가 운전자의 마음을 먼저 알고 움직이는 것처럼 핸들링이 매우 민첩하다는 점이다.
육중한 최고급 럭셔리 세단을 타면서도 마치 스포츠카를 탄 듯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운전자는 ‘S/C/M’ 버튼을 통해 S(스포츠) 모드나 C(컴포트) 모드로 손 쉽게 옮겨갈 수 있다. 7단 자동 변속기도 메르세데스-벤츠가 처음이다.
다만 조그셔틀 스위치로 다양한 명령을 내리는 ‘커맨드 시스템’은 BMW의 아이드라이브(iDRIVE)와 비슷하고 오른쪽 손가락으로 변속하는 핸들 뒤 기어도 BMW 7시리즈와 너무 흡사하다.
특히 BMW의 지느러미 지붕 안테나까지 가져온 것은 벤츠의 정체성을 흐리게 한다. 배기량 3,500㏄의 S350L 모델이 1억5,980만원, 배기량 5,000㏄의 S500L 모델이 2억260만원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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