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을 다룬 책들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이순신의 병법이나 전쟁 승리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은 별로 없었다. 연세대 철학과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원빈 해군사관학교 교수의 ‘이순신 병법을 논하다’는 임진왜란 중 조선 수준의 승리 비결을 이순신을 키워드로 분석한 책이다.
임 교수는 우선 이순신을 탁월한 군사전문가로 평가한다. 그는 거북선 건조를 주도할 정도로 함선을 이해했고, 첨단무기체계인 함포운용의 귀재였다.
언제나 통합된 세력으로 분산된 적을 공격했으며 임금의 명령도 따르지 않고 전쟁승리의 원칙만을 고수했다. 또 이순신은 반인륜적인 왜군의 침략을 반드시 응징하여 역천과 순천의 도리를 깨우쳐 주고자 한 투철한 역사의식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백성을 존중하였고 스스로 존경 받을 줄 아는 완성된 인격체로 상ㆍ하와 민ㆍ관을 화합한 최상의 전투력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세계 해전사에 기록되는 명량해전의 승리 비결을 설명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1대 30으로 함선이 열세였지만 좁은 물목에 철쇄를 설치하여 왜군 함선을 걸려 넘어뜨려 이겼다는 통설 대신 그는 당시 조선 수군 판옥선의 강한 전투력과 물목이라는 지형 조건에 이순신의 뛰어난 지휘통솔력을 더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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