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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스, 전격 자진 사퇴

입력
200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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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엇 마이어스(60ㆍ여ㆍ사진) 미 대법관 지명자가 27일 지명자 자격을 자진 철회했다. 마이어스의 지명 철회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의 요청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파문으로 샌드라 데이 오코너(70ㆍ여) 대법관의 사퇴는 늦춰지게 됐다.

마이어스는 이달 3일 대법관에 지명된 이래 자질과 성향으로 인해 민주당은 물론 보수진영의 반발을 사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굳은 신임을 밝혀온 터라 그의 갑작스런 사퇴에 워싱턴 정가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마이어스는 상원의 공화당 강경파들이 인준 거부에 가세할 경우 부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 법사위의 부당한 백악관 내부문서 제출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지명 철회 요구를 수용하게 됐다”며 상원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지명 철회 수용은 보수진영을 재결집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리크게이트 등 안팎 악재로 지지율이 40% 이하로 추락하고 있어 조기 레임덕이 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민주당 측은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강경파의 요구에 굴복했다”며 향후 정국이 한층 보수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마이어스는 1994년 부시의 텍사스 주지사 선거캠프에 합류한 이래 부시의 텍사스 사단으로 활약해온 인물이다. 판사 경력이 없는 그가 대법관에 지명되자 보수ㆍ진보 진영 모두 지명 배경을 ‘부시 옆에 있은 덕분’이라며 깎아 내렸다.

보수 강경파들은 그가 대법원에서 낙태ㆍ이혼 등에 대한 보수적 결정을 전개할 능력에 대해, 진보 진영은 중도우파인 오코너의 자리를 마이어스가 채울 경우 대법원의 무게중심이 보수로 기울 것을 우려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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