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하루 평균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인근 빌딩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땅값 상승과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관리와 쓰레기 처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변 화장실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었다. 청계천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어 인근 빌딩 내 화장실을 개방토록 하고 있지만 다 수용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청계천 모전교 앞의 A빌딩은 최근 아예 1층 화장실 문에 그려진 화장실 표시가 보이지 않도록 종이로 가려 놓았다.
빌딩 관리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청계광장 앞의 C빌딩은 지난달 1,080여톤이었던 수돗물 사용량이 청계천이 개방된 10월에는 2,700여톤으로 늘어, 수도요금이 22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로 뛰었다.
화장실 개방에 따른 수도요금 감면이나 개방보조금 혜택이 주어지지만 요금 증가분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개방화장실 명단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건물도 나타나고 있다.
청계천변의 한 은행은 휴지, 쓰레기봉투, 커피 등 비품 사용량이 지난달보다 50% 정도 늘었다. 청계천에 화장실과 벤치가 부족하다 보니 은행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청계광장 인근 빌딩들은 교통 혼잡과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청계천 단체관광객들이 타고 온 버스가 아침 일찍부터 인근 도로에 세워져 있어 출퇴근 혼잡이 심해진데다, 청계광장에서는 집회까지 자주 열려 앰프 소리가 업무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청계천 인근 건물의 고충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용인원 확인 등이 어려워 지원 기준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고, 청계천변에 화장실을 세우는 것도 여의치 않아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