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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재선거 전패/ 건재 확인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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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재선거 전패/ 건재 확인한 박근혜

입력
200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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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선친 박정희 전대통령의 추도식 등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검은 정장 차림의 그는 이날 내내 웃음기 없는 얼굴로 침묵을 지켰다. 선친의 기일이라는 이유로 그는 이날 밤 환호성 가득한 당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에 감사한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짧은 소감만을 전여옥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승리를 일궈냈지만 그는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한나라당의 재선거 4대0의 완승은 박 대표의 건재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최근의 당내 지도력 이완 현상을 뛰어넘는 징검다리가 될 듯 싶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최근 박 대표의 리더십은 기층에서부터 위협 받고 있었다. 강정구 교수 파문을 계기로 국가 정체성 화두를 던졌지만 별 다른 힘을 받지 못했다. 청계천 특수 바람을 탄 이명박 서울 시장에게 대권 주자로서의 지지도도 추월 당했다.

이번 선거에서 패했다면 비주류측은 그 틈을 파고 들어 리더십 부재를 거칠게 문제 삼았을 것이다. 조기 전대론의 불씨는 언제든 재점화할 소지를 안고 있었다. 경기 광주로 대표되는 공천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 시장과의 지지도 간극이 더욱 커졌을 개연성이 높다.

그가 논란 끝에 이번 재선거에서도 올인을 선택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선거 전날인 25일 대구 동을에서는 하루 15군데를 돌며 마라톤 유세를 펼쳐 측근들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박빙이 점쳐졌던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완승은 그의 분투에 힘입은 바 컸다.

한숨 고른 박 대표는 11월에 당헌ㆍ당규 개정 작업을 마무리 짓고 주요 당직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세를 몰아 내년 5월 지방선거까지 달려갈 것이다. 당내 대권 경쟁에서도 진검 승부가 펼쳐질 시점이다.

하지만 이번 재선거 과정을 통해 박 대표가 곱씹어 봐야 할 점도 많았다. 박풍(朴風)은 이전 같지 않았다. 여당의 무 대응 전략에 기인한 점도 있다지만 이전에 비해 파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이상 ‘대중성’이라는 무기만으로 당을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엄존한다. 박 대표로선 또 다른 무기를 장착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4ㆍ30재보선의 경북 영천에 이어 텃밭 대구 동을에서 또 다시 고전한 점도 고민거리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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