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의 4패 소식을 접하자 매우 침통한 분위기였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는 4패를 예상했지만 막상 개표에서 우리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더 낮은 것으로 나오자 적잖이 실망한 표정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와대는 지난 4ㆍ30 재보선 완패 때처럼 이날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지역 주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말 외에 특별히 논평할 게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TV 뉴스를 통해 잠시 개표 결과를 지켜봤으나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 여론조사에서 대구 동을의 지지도 차이가 오차범위 안에 있어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개표 결과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부천 원미갑 등 수도권에서도 우리당 후보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너무 적게 나와 후유증이 클 것 같다”고 걱정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4ㆍ30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우리당보다 계속 높았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예상할 수 있었다”면서 “여권이 이번 패배를 새 출발의 기회로 삼으면 앞으로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재선거 전패를 놓고 여당 내에서 지도부 책임론 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은 민심 수습의 국정쇄신안을 내놓거나 여야의 대결 구도를 획기적으로 재편하는 새로운 정치 화두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이 이해하기 힘든 정치게임으로는 민심을 거둘 수 없으며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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