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의 공포가 다시금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아직 똑 부러지는 예방약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그저 국지적인 전염병으로 끝나기만 바라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창궐해도 살아 남는 사람은 있게 마련. 환절기 감기나 독감이 기승을 부릴 때에도 멀쩡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고질병처럼 기침, 콧물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이는 사람마다 면역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몸 속으로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백혈구의 활약으로 바이러스, 균 등을 어느 정도 물리칠 수 있다.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그것.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평소 먹는 것에만 조금 신경을 써도 웬만한 질병은 막을 수 있다.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상차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인삼, 사포닌 성분 식욕 돋구고 면역기능 강화해
인삼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면역기능을 강화해 잔병치레를 막아주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인삼이 이러한 효능을 발휘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은 ‘사포닌’ 이다. 이 물질은 에너지를 증가시켜 원기를 회복시키고 피로, 무력감, 식욕부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인삼의 가장 뛰어난 효능은 소화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지만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에 기력이 떨어졌거나 환절기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좋다. 이 밖에도 인삼은 적혈구와 혈소판의 증가를 유도해 빈혈을 개선하고, 방사선 피해에 대해서 방어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노화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김치, 요구르트보다 많은 젖산균 함유
중국산 김치파동 때문에 김치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지만 질 좋은 토종 재료로 만든 김치는 건강식 그 자체다.
배추와 무, 마늘, 생강, 고추 등 주재료가 대부분 야채여서 식이섬유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함께 들어가는 젓갈은 몸에 좋은 발효음식으로, 김치가 잘 익도록 해주고 필수 아미노산 함량을 높여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섭취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김치는 버무려서 바로 먹기도 하지만 대개는 익혀먹게 되는데, 이 발효과정이 김치의 효능의 핵심이다. 따라서 잘 익은 김치일수록 건강에도 유익하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각종 미생물이 생겨나 항암, 항산화 작용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잘 익은 김치는 요구르트보다 더 많은 양의 젖산균을 포함하고 있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심지어 배추를 절일 때 쓰는 소금까지 해로운 미생물의 침입과 번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마늘, 살균력 탁원한 최고 항암식품
마늘은 미국 국립 암 연구소에 연구 중인 항암식품 피라미드에서 가장 윗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탁월한 면역 효능을 자랑한다. 마늘을 까거나 자르면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는 유황화합물과 알리신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을 가하면 나오는 일종의 자기방어 물질이다. 이들 물질은 발암물질의 독성을 제거하고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아주고, 강력한 항암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셀레늄을 토양으로부터 흡수해 저장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알리신은 냄새가 독한 만큼 살균력 역시 가공할 만하다. 항생제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염증치료에 쓰였을 정도다.
마늘은 오래 전부터 스태미너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이 피로회복 비타민이라 불리는 비타민 B1과 결합해 피로회복 효과를 연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몸에 좋은 마늘이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곤란하다. 너무 자극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생마늘은 하루 1쪽, 굽거나 익힌 마늘은 하루 2~3쪽이 적당하다.
된장, 혈액찌꺼기 제거 뇌출혈 예방도
기원 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된장은 가장 주목받는 면역강화 음식이다. 콩이 발효되면서 만들어진 물질이 혈관에 쌓인 혈액찌꺼기(혈전)를 분해해 뇌출혈을 예방하고 암세포 유발과 성장을 억제한다.
또한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간독성 지표인 아미노기 전이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어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독소 분해를 제대로 못할 뿐 아니라 쉽게 피로를 느낀다.
된장의 주원료인 콩에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풍부해 유방암과 대장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포닌과 비타민도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희게 하는 미백효과도 있다. 특히 재래식 된장은 백혈구를 증식해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감초, 간세포 파괴 막아 간기능 향상
한약조제에 빠지지 않는 감초는 이름값에 걸맞게 탁월한 면역효능을 자랑한다. 주요 성분은 인삼과 마찬가지로 사포닌과 글리시르리진인데, 주로 뿌리에 많다.
감초는 예로부터 해소, 진통, 소염, 이뇨작용이 있어 한방에서 널리 사용됐다. 특히 간세포 점막을 강화하고 간세포가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함으로써 간 기능을 향상시켜주기 때문에 간질환 치료제로 많이 쓰이며, 인삼과 함께 사용하면 더욱 좋은 면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나나, 백혈구 수 증가 효과… 열에도 강해
바나나는 백혈구의 수와 기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바나나의 백혈구 수 증가작용이 의료 현장에서 감염증이나 암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 보강제와 비슷하다.
특히 바나나의 면역력 강화 성분은 열에 강해 100도의 열에서 가열해도 거의 변화가 없다. 이 밖에 염분을 배출하는 칼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혈압을 낮추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버섯, '물의 배기가스' 활성산소 제거
버섯은 인체 고유의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음식이다. 특히 송이버섯은 암세포만 골라 집중 공격해 새로운 항암제로 떠오르고 있는 MAP이라는 항 종양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불로초로 알려진 상황버섯은 간암에 탁월하며, 아가리쿠스(신령버섯)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악성 종양을 개선시켜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렇다고 이런 비싼 버섯에만 항암 효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버섯이 몸에 좋은 것은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류 때문인데, 이 물질은 버섯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버섯에 고루 들어 있다.
<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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