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국역과 정리 사업을 맡고 있는 민족문화추진회가 전통시대 우리 문집을 집대성한 ‘한국문집총간’(사진)을 모두 663종 350책으로 최근 완간했다.
1986년 편찬을 시작해 88년부터 해마다 20책씩 간행한 것이 무려 20년 세월이다. 이 작업으로 우리 옛 문헌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분량이 온전하게 정리됐다.
국내외 주요 도서관의 고문헌 목록을 조사해 발행한 총간은 신라의 문장가 최치원(857~?)의 ‘계원필경’(桂苑筆耕)에서 한말 조긍섭(1873~1933)의 ‘암서집’(巖棲集)까지 662명에 이르는 문필가의 책을 수록했다. 시대별로는 문집 간행이 폭증한 조선시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귀에 익은 박지원의 ‘연암집’,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이익의 ‘성호전집’ 등도 포함됐다.
총간은 원문에 표점(標點ㆍ구두점)을 찍고 감수한 데다 상세한 목차까지 붙여 원문을 훨씬 쉽게 이해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해당 문집의 기초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한국문집총간 해제’와 개별 문집에 수록된 여러 정보를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한국문집총간 색인’도 함께 간행하고 있다. 민추는 총간에 실린 원문을 컴퓨터 입력이 완료되는 대로 웹사이트(minchu.or.kr)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문집총간 발행은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 민족문화추진회는 이번 총간에 수록하지 못한 주요 인물의 문집을 2차로 정리하여 2012년까지 속편으로 606종 150책을 추가로 간행한다. 이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삼국시대부터 1910년까지 한국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주요 인물의 문집 1,200여 종 한문서적 7,000여 책이 선별 정리된다.
민추는 이번 총간 완간을 기념해 11월 2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동아시아 각국에서의 고전적(古典籍) 정리사업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중국 칭화(淸華)대 류스(劉石) 교수, 일본 이시가미 도쿄(東京)대 에이이치(石上英一) 교수, 신승운(성균관대), 김현(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각각 발표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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