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한 지역에 특정 건설사의 브랜드가 집중되는 ‘브랜드 타운화’ 바람이 불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타운화 현상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타워팰리스와 래미안이 운집한 강남구 도곡동 도곡역 일대와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와 본사 건물, 계열 호텔인 파크하얏트서울이 일렬로 줄지어선 코엑스 인근 등 주로 강남권 주요 지역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 바람을 타고 건설사들이 특정 지역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주하면서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일대에는 삼성 래미안 아파트 4만5,000여 가구가 몰려 있는 등 ‘래미안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공덕역 방향으로 줄지어 선 공덕래미안 1~4차 단지를 비롯해 아현뉴타운 공덕5구역의 재개발 시공사도 삼성물산이 맡을 예정이다.
성동구 금호동 일대는 대우건설의 아파트가 모여 있다. 1997년 금호8구역을 재개발해 세워진 대우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금호1차 푸르지오와 금호11구역을 재개발해 지난해 4월 분양된 푸르지오 아파트 등이 ‘대우 타운’을 만들고 있다. 성동구의 대우타운은 브랜드 인지도 뿐만 아니라 입지도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있으며, 강변북로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의 접근이 양호하고 동호대교와 성수대교를 통해 강남권과의 진출입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금호동 푸르지오의 분양권 평당 시세는 인근 아파트의 시세보다 200만~300만원 가량 더 비싼 평당 1,650만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은평구 불광동은 현대건설 몫이다. 현대건설은 이 일대 재개발 사업지 7곳 중 4곳의 시공권을 따놓은 상태로,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대규모 ‘현대 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불광동 북한산 현대홈타운은 평당가가 인근 다른 아파트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비싼 1,040만원선에 형성돼 있는데, 현대홈타운 대단지가 형성되면 이 일대는 불광동의 랜드마크 타운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리서치팀장은 “기존 사업지를 연고로 사업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건설사들이 특정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뉴타운 등 강북 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질수록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