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아시아의 재발견, 그리고 여자 아나운서의 힘. 31일부터 단행되는 KBS TV 가을 개편의 특징은 이 세가지 코드로 요약할 수 있다.
신설 프로그램은 1TV 9개, 2TV 6개로 예년에 비해 적다. 오락 교양 드라마 등 전 장르에 걸쳐 탄탄한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는 KBS로서는 굳이 판을 크게 흔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길환영 편성기획팀장은 “시청 경향도 채널에서 프로그램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앞으로 개별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여 ‘브랜드화’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1TV에서는 밤 11시대에 띠 편성했던 ‘TV 문화 지대’를 1시간 짜리로 새 단장해 목요일 밤 10시로 전진 배치했다. 문화 현상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 보는 ‘문화 읽기, 세상 읽기’, 괴짜 화가 김점선 씨가 문화계 인물들을 두루 만나는 ‘김점선이 간다’ 등으로 꾸며진다. ‘TV, 책을 말하다’는 월요일 밤 12시로 옮긴다.
밤 11시40분~12시에는 1970, 80년대 문화를 되돌아보는 ‘오래된 TV’, 배용준 등 톱스타들의 매력을 사진과 주변인물 인터뷰 등으로 조명해 보는 ‘포토 다큐’, ‘낭독의 발견’, 숨겨진 문화 유산을 찾아 가는 ‘영상포엠 내 마음의 여행’을 띠 편성했다. 또 화제의 인물을 초대해 심층 인터뷰 하는 ‘파워 인터뷰’(토 밤 11시)를 신설한다. 프리랜서 MC 이금희가 진행하고, 시사평론가 진중권, 배우 오지혜, 신경정신과 전문의 채정호 씨 등이 패널로 출연한다.
아시아 관련 프로그램으로는, 한국에 시집 와 잘 살고 있는 아시아 여성을 주인공으로 시댁 마을과 친정 마을간 교류의 장을 열어주는 ‘러브 人 아시아’(1TVㆍ토 오후 5시10분), 별난 아시아들의 삶을 밀착 취재하는 ‘놀라운 아시아’(2TVㆍ일 오전 9시40분)를 신설한다.
이번 개편에서 프리랜서 MC를 줄이고 아나운서를 대거 기용한 것도 눈에 띈다. 내부 인재 활용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노린 것. 특히 여자 아나운서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상상+’의 ‘올드 & 뉴’ 코너로 스타덤에 오른 노현정 아나운서가 ‘스타 골든벨’을 새로 맡았고, 강수정 아나운서는 진퇴 문제로 논란이 됐던 ‘여걸 식스’를 계속 하면서 라디오 프로 진행까지 맡았다. 외국 유학에서 돌아온 황수경, 손미나 아나운서도 각각 ‘신화 창조’와 ‘놀라운 아시아’, ‘TV 문화 지대’와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진행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한편 보도 부문에서는 시청률 상승세를 탄 2TV ‘8 뉴스 타임’을 5분 늘리고, 이어 10분짜리 ‘스포츠 타임’을 신설해 그날의 경기 결과 중간 집계와 하이라이트로 꾸민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