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에서도 초고가 수입차와 수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주상복합아파트 물량은 없어서 못 파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뉴 S-클래스’는 25일 출시 하루 만에 500대가 계약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1~9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록대수 429대보다도 더 많으며 1차 수입 물량이 모두 판매된 것이다.
뉴 S-클래스는 배기량 3,500㏄의 S350L 모델이 1억5,980만원, 배기량 5,000㏄의 S500L 모델이 2억260만원인 초고가 자동차라는 점에서 수입차 업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2~3개월 전부터 대기 수요가 있었던 데다가 극소수 귀빈을 상대로 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독일 본사와 추가 수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의 고가 보석과 명품 시계 매출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에서는 시가 1억원의 로얄앗셔 보석 4개와 5,000만원 상당의 까르티에ㆍ불가리 보석 5개가 팔려 지난달보다 매출이 3배 가량 늘었다. 명품 시계도 5,000만원 가량의 브레게와 2,000만원 상당의 롤렉스(골드) 모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분양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더?聘뵀맥컵?50~100평형)도 분양가 25~30억원의 87~100평형 펜트하우스 4가구는 분양하자 마자 100% 계약이 완료됐다. 반면 펜트하우스보다 평당 분양가가 300만원 정도 낮은 나머지 209가구의 초기 계약률은 70%에 그쳤다.
다음달 10~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공연도 2장에 30만원인 VVIP석은 모두 매진됐고 6만원인 R석과 4만원인 S석은 오히려 여유가 있는 상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불황기에 일부 부유층의 허영심으로 고가품 소비가 더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는 진단과 소비 회복 신호가 부유층에게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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