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동네 목공소에 취직해 목수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 온 이종한(李鍾翰ㆍ54ㆍ대구 동구 괴전동)씨. 얼마 안 되는 월급이었지만, 우선 저축하고 남는 돈으로 살림을 꾸려온 덕에 몇 년 안돼 어엿한 목공소를 직접 운영할 수 있었다.
목공소 사장이 되면서부터 이씨의 저축 노하우도 나날이 발전했다. 매년 3년짜리 적금을 하나씩 들어 만기가 매년 돌아오도록 한 것.
매년 적금을 든 것은 평생 아끼고 모으겠다는 자신의 신조를 생활화한 것이자,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이씨만의 테크닉이었다.
이씨가 매년 손에 쥐는 돈은 원금 850만원과 이자 150만원. 이렇게 해서 지금은 은행과 우체국, 신용협동조합 등 총 15계좌에 2억3,700만원을 저축하고 있다.
평생 저축은 자신에 대한 성실함 없이는 안 되는 법. 이씨는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야간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쳤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솜씨로 이씨가 요즘 공들이고 있는 또 하나의 저축이 바로 ‘사랑의 집 짓기’와 교도소 방문 등 사회봉사이다.
25일 제42회 저축의 날을 맞아 올해의 저축왕으로 뽑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이씨는 “목수 생활 열심히 했더니 이런 좋은 일도 있네요. 다들 희망을 갖고 삽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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